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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좋을 농사이야기

고구마 과번무 어떻게 대처하시나요?

저는 500평의 고구마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고구마는 심을 때와 캘 때 말고는 힘이 전혀 들지 않으며 비료도 전혀 주지 않는다는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듣고 고구마 농사를 시작한 지 3년 차입니다.

 

 

하지만 매년 장마가 끝나면 무성해진 고구마순을 보며 갈등을 한답니다.  고구마순이 무성하면 고구마가 달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들어왔고 매년 어떻게 해야 할지 대책이 무엇인지 고민을 합니다.

 

 

고구마 과번무

고구마 과번무란 고구마 순만 무성하여 고구마가 달리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고구마를 삽식한 후 경엽 증가 기인 7월 상순부터 8월 하순까지 잎과 줄기의 생장이 가장 왕성해집니다. 이 기간 우리나라는 고온, 장일 조건이기 때문에 장마시기가 끝나고 고온이 계속되면 고구마의 과번무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이러한 과번무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고구마 농사를 시작하면서 많은 유튜브와 농사로의 자료를 찾아보아도 결론은 이미 과번무 된 고구마는 되돌릴 수 없다는 이야기로 이어졌답니다. 하지만 최소한 원인을 파악하고 피해의 최소화를 하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 과번무의 원인

 

과번무의 가장 큰 원인은 질소과다입니다. 또한 과습 한 토양이 토양 내 통기성 부족으로 딱딱하거나 쉽게 굳어져도 원인이 됩니다. 모종을 과밀하게 삽식하거나 너무 늦은 삽식 역시 과번무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흔히 고구마에 비료를 주지 않는다는 이유도 고구마의 과번무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비료가 질소질 비료이기에 고구마에 질소를 과다하게 줄 경우 고구마보다는 고구마순이 왕성해지는 결과를 얻습니다.  질소질 비료는 비료의 3요소 NPK 중 N에 해당합니다. 질소는 단백질의 구성성분이며 뿌리의 발육이나 경엽의 신장을 좋게 하고 잎의 녹색을 좋게 하여 동화작용을 왕성하게 합니다. 요소비료가 대표적인 질소질 비료입니다. 

 

일반적으로 고구마를 심기 전에 고구마밭에 시비하는 비료 역시 질소보다는 가리가 많은 고구마전용비료를 사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 과번무 대책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이미 과번무 된 고구마순은 어찌할 수가 없지만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일반 농가에서 몇 가지 방법을 사용합니다. 장단이 있고 확실한 결과를 알 수 없기에 참조만 하시고 선택은 본인이 스스로 정하셔야 합니다.

 

1. 고구마 순치기

비대해진 고구마순을 잘라내서 고구마의 과번무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잘라낸 순을 판매하시는 방법도 있지만 고구마 재배하시는 농가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고구마순을 판매하는 목적으로 고구마를 키울 경우 질소질 비료를 충분히 주어 고구마순을 비대하게 만들어 고구마순을 수확해 판매하지만 그 후 남은 고구마는 식미가 저하되어 상품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잘린 잎만큼의 잎을 만들기 위해 고구마로 가야 할 양분이 잎 생성에 쓰일 수 있어 고구마의 생장이 더뎌진다고 합니다.

 

2. 고구마 넝쿨 뒤집기

일반적으로 고구마 넝쿨이 자라면서 뿌리내림을 하여 잔 고구마가 자라거나 짠 뿌리가 생겨 고구마 성장을 방해한다고 하여 고구마 넝쿨 뒤집기를 해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요즘 나오는 고구 마종들은 상단부에서 뿌리에서는 고구마가 거의 달리지 않는다고 하니 실익을 더 따져보아야겠습니다. 고구마 넝쿨을 뒤집으면 덩굴 아래 잡초제거를 용이하게 하지만 반대로 고구마에게 스트레스를 주기도 합니다. 고구마 넝쿨을 과하게 뒤집을 경우 광합성에 방해가 되어 아래에 깔린 고구마순들이 썩는 현상도 발생할 수 있으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3. 엽면시비

아마 가장 많은 농가에서 하고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각 농업기술센터에서 황산가리를 10a당 30~40kg 뿌리거나 수용성 인산칼리 3% 액을 엽면 살포하라고 합니다. 고구마 넝쿨의 웃자람 억제를 위한 엽면 살포의 경우 장마가 끝난 이후 신속히 살포하고, 늦어도 수확 30일 전까지는 작업을 마무리할 것을 권장합니다.  

 

 

 

 

어떤 방법이 옳다 그르다는 없는 듯합니다. 저는 과하게 웃자란 고구마순은 일정 부분 제거하고 배수와 잡초제거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잡초를 제거하다니 과하지 않은 정도로 덩굴 뒤집기도 되고 있습니다. 또한  작년 고추를 지었던 부분은 어쩔 수 없이 질소가 과다하게 집적되어 있어 그 고랑만 엽면시비하였습니다.  토양 안에 있으니 고구마가 얼마나 달려있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작년 대비 과하게 윗자린 부분이 아니면 우선은 그저 지켜보려고 합니다. 장마가 끝나고 햇살이 뜨거워져 건조해지는 날들이 오면 세력을 그만큼 일을 테니 요즘같이 비가 계속되는 날들은 무엇보다 배수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더운 햇살 아래 농사를 지으시는 많은 농부님들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입니다.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하시며 올해도 피해 없이 많은 수확 하시길 바랍니다.